1.'카톡!' 테이블 위에서 반짝 액정을 빛내며 울리는 작은 소리에 김교수가 소스라치게 놀라며 뒤로 나자빠졌다. 세상에. 설마 진짜 온건가? 김교수가 마른 침을 크게 한 번 삼켰다. 그리고는 자신의 스마트폰이 마치 세기의 고귀한 보물이라도 되는 양 조심스럽게 손을 뻗어 들어올렸다. 본인은 본래 새삼 작은 심장의 소유자였음을 덕질을 시작하면서 깨닫게 되는 김...
너무 오랫동안 포스타입을 방치해 둔 것 같아 제 글을 보러 와 주신 분들께 죄송스럽다는 말씀을 먼저 전합니다. 7월 5일에 마지막으로 글을 올린 뒤로 말도 없이 거의 세 달을 자리를 비웠네요. 자세하게 말씀 드리기는 어려우나 생활이 크게 휘청 거릴만한 힘든 일을 겪기도 하고, 직장생활도 정신 없이 바쁜 탓에 저를 건사 하기 급급했던 것 같습니다. 시간이 이...
1. "오늘은 여기까지 합시다. 다들 수고했어요." 김교수는 까칠하고 예민한테다가 냉정한 성격을 가진 것은 맞으나 그건 어디까지나 학생의 역할이나 도리를 하지 못하는 무례한 사람들에게 한정된 것이었다. 지성인을 양성하는 대학교 교수라는 직업의 역할이 있는만큼, 그도 수업에 성실하게 참여하고, 예의바르며 학구열을 보이는 학생들에게는 어느 정도 관대함을 보이는...
1. "...하도록 합니다." 오늘따라 세훈의 집중력이 대단했다. 냉정하게 말해서 세훈이 수업에 잘 집중하는 편은 아니었는데, 그러니까 보통은 호기롭게 김교수의 말을 노트 필기까지 해가며 집중하다가도 한 15분 정도가 지나면 고개가 아래로 떨어지며, 이내 책상과 이마의 간격이 좁혀지다 멀어졌다 고개가 꾸벅꾸벅 위태롭게 방아를 찧는다. 그런 태도를 만일 세훈...
1. "이 수업이 필수교양으로 지정되었을 때, 저는 매우 통탄했습니다." H대 신입생 필수 교양과목 중 하나인 '대학생을 위한 필수 인성교육'은 교육학과 및 심리학과 교수진 다섯명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한다. 2. 어떤 교수는 한 학기 내내 캠퍼스 안에 있는 잔디밭에서 학생들과 술 판을 벌이며 이 것이 진정한 대학생의 자유라 외치며 학점을 랜덤으...
* "왜, 비가, 오고, 지랄이야." 찰박거리는 소리를 내며 오래된 바닥타일에 내려 앉은 물먹은 대걸레 위로 싸구려 스니커즈가 내려꽂혔다. 그 가차없는 발길질에 새된 비명을 지르던 대걸레가 구정물 몇 방울을 새하얀 양말에 쏘아 보내는 마지막 저항을 하곤 화장실 타일의 홈을 타고 유유히 하수구를 향해 떠내려 간다. 뒤 늦게 탁한 회색빛으로 물든 양말을 거친 ...
팔 넷, 다리 넷에 머리가 둘 달린 게 원래 인간이었으나 제우스가 그 힘을 두려워하여 둘로 쪼갠 후 세상으로 내려보냈다. 그리고 그 둘은 평생토록 자신의 짝을 찾아다니게 되었다. 플라톤의 소울메이트의 정의 中 기분 좋은 꿈을 꿨다. 마치 영화 속 주인공들이 주어진 모든 시련을 이겨내고, 결국 행복한 결말을 맞이하는 장면처럼. 눈이 부시게 반짝거리는 강물 앞...
* 이불 속에 파묻혀있는 준면의 미간이 잔뜩 구겨져 있었다. 요란스러운 모닝콜 소리에 한차례 잠이 깼다가, 이내 다시 잠으로 빠져들려는 순간 재차 울려오는 진동소리 때문이었다. 준면은 결국 제 골까지 흔들며 속을 울렁거리게 만들고 있는 저 진동소리에 지고 말았다. 준면이 신경질적으로 이불을 걷어 치우며 침대 옆 콘솔위에 올려 두었던 휴대폰을 향해 손을 더듬...
* "세훈아." "..." "자?" 세훈이 까무룩 잠이 들었던 모양이다. 침대에 축 늘어진 제 몸이 준면이 들어온 기척에 뒤척거림도 없이 간신히 눈만 뜨일 뿐이었다. 이상하게 몸이 물 먹인 스펀지 마냥 무거웠다. 눈꺼풀을 들어올리는 일마저 대수롭게 느껴지는걸 보니 확실히 평소와는 조금 다른 느낌이었다. 노력 끝에 겨우 흐릿했던 눈의 초점이 돌아왔다. 얼핏 ...
* [친애하는 김준면 작가님께...] 작가님, 안녕하세요. 나비출판사 이영빈입니다. 만개한 벚꽃이 흐드러지게 날리고 푸른 잎이 돋아나는 5월의 봄이네요. 한 주 동안 무탈없이 잘 지내셨는지요? 지난 번 회의 때 작가님께 끼친 무례한 행동에 대해 다시 한 번 사과드립니다. 다름이 아니라 출간기념 사인회가 한 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사인회는 지난 회의에서 이...
* "오메가는 솔직히 사회 질서 혼란의 원흉이라니까? 도움이 안돼요, 도움이.""김민준 미친새끼 또 시작이야...아.""히트만 오면 아주 질질 냄새 풍기면서 알파한테 사정사정해서 섹스하자고 빌 줄만 알지.""존나 레파토리 똑같고요.""그러다 임신이라도 하면 꼭 알파탓 하면서 책임져라, 어째라. 질질짜고 울고 불고.""아 노답새끼...""뭐 새끼야. 시발, ...
* 준면은 우성알파인 아버지와 베타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우성 오메가다. 모든 인간은 법 앞에 평등하고 자유로울 권리를 가지지만 아직까지도 사회 곳곳에서는 이들에 대한 차별이 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준면은 지금까지 오메가라는 이유로 사회적인 제약을 받거나 불이익, 혹은 편견으로 어려움을 겪은 적은 별로 없었다. 그리고 자신 또한 인간을 분류하여 차별적...
자유로운 창작이 가능한 기본 포스트
소장본, 굿즈 등 실물 상품을 판매하는 스토어
정기 후원을 시작하시겠습니까?
설정한 기간의 데이터를 파일로 다운로드합니다. 보고서 파일 생성에는 최대 3분이 소요됩니다.
포인트 자동 충전을 해지합니다. 해지하지 않고도 ‘자동 충전 설정 변경하기' 버튼을 눌러 포인트 자동 충전 설정을 변경할 수 있어요. 설정을 변경하고 편리한 자동 충전을 계속 이용해보세요.
중복으로 선택할 수 있어요.